📖 비극, Ch. 2

테리 이글턴, ⟪비극⟫(Tragedy, 2020)

2. 근친상간과 산술(Incest and Arithmetic)

• 오이디푸스의 “자아의 불안정한 산술”(an unstable arithmetic of the self). “하나 이상인 하나”. 자기동일성의 불가능성. 아들이자 남편, 아버지이자 형제, 범죄자이자 입법자, 왕이자 거지, 원주민이자 이방인, 독이자 해독제, 인간이자 괴물, 유죄이자 무죄인 자, 맹목적이면서 명민하고, 거룩하면서 저주를 받고, 마음은 빠르면서 발은 느리고, 수수께끼를 푸는 자이자 판독 불가능한 수수께끼

• 인간 자체의 아이러니. 의식적 주체 정립의 불가능성, 주체를 존재하게 하는 것은 원초적 분열[Ur-teil]

• 통치자로서의 오이디푸스. “나의 심장은 나 자신의 무게, 거기에 당신의 무게와 내 모든 백성의 슬픔을 짊어지고 있소.; 하지만 내 마음은 도시와 나 자신과 그대들 모두를 위해 비탄하오.”(My heart bears the weight of my own, and yours and all my people’s sorrows; But my spirit grieves for the city, for myself and all of you)(⟪참주 오이디푸스⟫; Robert Fagles, The Three Theban Plays : Antigone, Oedipus the King, Oedipus at Colonus, 64-65)

• 아들이자 남편, 아버지이자 형제 — “어떤 것이 그 자체인 동시에 다른 어떤 것이 되는 근친상간은 특별히 매혹적인 아이러니의 사례이며, 이런저런 종류의 아이러니는 소포클레스 걸작의 모든 조직에 스며들어 있다.”

• 인간이자 괴물 — 괴물은 “저것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에 결정적인 답을 할 수 없는 존재,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는 서로 적대자이면서 거울 이미지

• 괴물적인 것과 근친상간적인 것은 모두 범주의 혼란과 관련, 폴리스Polis에 대한 위협, 반사회적 열정. ⟪안티고네⟫와 ⟪오레스테이아⟫ 또한 가정적 영역과 정치적 영역 사이의 다툼과 관련되어 있다. 안티고네는 가족[신의 법]과 국가[인간의 법]의 대립을 중심으로 삼으면서 좀 더 노골적으로 그 일을 한다. “근친상간의 자식이 어머니와 다시 결혼을 하는 토마스 만Thomas Mann의 소설 ⟪선택받은 사람⟫(Der Erwählte)에서처럼 이중 근친상간의 가능성도 생길 수 있다.”

• 범죄자이자 입법자 — 참주는 혈통에 따른 승계가 아닌 방법으로 권좌에 오른 자, 오이디푸스의 범죄가 발견되는 것은 그의 정통성이 드러나는 것, 괴물과 군주는 둘 다 별종의 피조물, 사람은 둘의 모순적 복합체. “하나 안에서 신, 인간, 괴물이 되는 것이 가능하며, 오이디푸스 자신이 결국 이 거룩하지 않은 삼위일체의 한 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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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앎은 어차피 부자연스러운 것”(knowledge is unnatural anyway). “어떤 대상에 대한 진짜 앎을 가지려면 대상과 어떤 거리를 확립해야 하는가?… 자신에 대한 앎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아는 것은 자기 동일적이 되는 것이지만, 동시에 자신을 둘로 쪼개 대상으로 바꾸고 그렇게 바로 그 행동 자체로 암묵적으로 자신의 주체성을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 “완전한 자기 현존, 절대적 자기 창조라는 허구”(the fiction of some total self-presence or absolute self-authoring)

• 에리히 아우어바하, 원죄로는 기독교의 교리는 “유전, 역사적 상황, 개인적 기질, 우리 자신의 행동의 결과로 이루어진 풀어낼 수 없는 직물로, 우리는 영원히 그 안에 말려 들어가 있다.”

• “영이 영 이상이라는 사실… 오직 무가 될 때만 뭔가가 될 수 있다”(zero is more than zero… is brought to nothing can… become something)는 것 — “나는 인간으로 존재하기를 중단한 시간에 인간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내가 아무것도 아닐 때 비로소 영웅이 된다는 말이냐?(Am I made man in the hour that I cease to be?; When I am nothing — then am I a man?”(⟪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393)

• “아름답게도 정밀한 이 예술 작품의 핵심에는 비정상 또는 비결정성이 담겨 있으며, 그러한 것으로서 인간성 자체의 본성에 들어맞는다.”(This beautifully precise piece of art contains an anomaly or indeterminacy at its heart, and as such is true to the nature of humanity it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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