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콜리어Paul Collier, ⟪전쟁, 총, 투표 - 왜 독재는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는가?⟫(Wars, Guns And Votes: Democracy in Dangerous Places, 2009)
“승리자의 권력에 제한이 없다면, 선거는 사실상 생사의 문제가 된다. 이러한 생사 투쟁이 선거 관리 규칙의 지배 아래 있지 않으면 선거 참가자들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민주주의(democracy)가 아닌, ‘미친 민주주의(democrazy)’다.”
❧ 머리말
책의 핵심. ‘10억 인구가 사는 최빈국들’(bottom billion)에서 정치적 폭력이 일어나는 이유를 밝히고 그러한 폭력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설명
“정치적 폭력의 문제를 다룰 경우, 우리는 왜 작고 가난한 나라들이 그렇게 위험한지 이해해야 한다. 정치적 폭력의 현실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총, 전쟁, 쿠데타의 기술을 이해해야 한다.” “이제 총, 전쟁, 쿠데타는 최빈국의 현실이 됐다.”
최빈국의 정치적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고소득 국가가 제공해야 할 세 가지 공익 — 말라리아 백신, 안보, 정부의 책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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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현실 바꾸기
❧ 최빈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
의료, 교육, 안전 보장, 공익적 책임성 등의 공공재公共財(Public Goods)를 제공하는 문제. 결속된 사회 공동체가 자체적으로 조달하기에는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생산과 관리를 위한 국가 기구를 구성하기에는 능력이 부족
최빈국 사회에서는 획기적으로 탁월한 비전과 능력을 갖춘 정치 지도자가 배출되지 않는다.
현재 최빈국에서 제한 없는 선거 경쟁을 하게 되면 내부의 협력이 불가능해질 것이고, 권력을 가진 자들은 외부의 개입을 방해하고 있다.
❧ 대안
안전 보장과 공익적 책임성을 위해서는 국제 사회가 개입하여야 하며,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 정확하게 명시되어야 한다.
국제 평화 유지 활동의 장기간 보장은 정치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비용이 들긴 해도 효율적이다.
1940년대 후반, 즉 2차대전 종전 이후 번영한 미국이 불안전한 유럽에 대해 NATO라는 안전보장기구와 마셜 플랜Marshall Plan이라는 경제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성공했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열정과 사리사욕의 결합’ — “열정은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사리사욕은 우리가 길을 따라가도록 도와줄 것이다.”
제1장 투표와 폭력
❧ 민주정의 효과
책임성(accountability)과 합법성(legitimacy).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은 합법성의 근거를 확보하는 것. 집권한 세력은 공약을 성취하도록 노력함으로써, 즉 책임성을 수행함으로써 재집권의 가능성을 높인다.
중간소득 국가에서는 민주정이 정치적 폭력의 위험을 체계적으로 낮추지만 저소득 국가에서는 민주정이 사회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 또한 민주정체가 아닐 경우 사회가 부유해지면 정치적 폭력을 더 겪기 쉽다.
❧ 독재정과 민주정
독재자는 위험 가능성이 큰 인물들이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미리 숙청한다 — 선제공격
민주정은 독재자의 억압 기술을 약화시켜 숙청 능력을 감소시키지만 정치적 폭력은 증가한다. 최빈국에서는 민주정이 책임성이나 합법성을 근거로 삼지 않고 권력 장악의 수단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민주정에서 책임성이 발생하려면 정치인의 행동과 노력이 언론에 의해 감시되고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견책을 가능하게 하여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유권자가 정보 불충분 상태에 있고, 지역적 정체성이나 종족적 정체성 등에 의거하여 투표를 할 경우 책임성은 쇠퇴한다.
선거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데다 규모가 작고 종족 간 분쟁이나 대립이 빈발하고 첨예한 사회에서는 선거가 전형적으로 개혁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연시킨다.
‘차라리 독재가 낫다?’ — “어쩌면 선거를 장려하면서 우리는 그 사회를 단호하게 행동하는 독재 체제의 능력도, 진정한 민주주의의 책임감도 없는 실행 불가능한 중간 지대로 내몰았는지도 모른다.”
* “수단내전 1년, 잊힌 전쟁”
* BBC, “수단의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2023년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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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종족 정치학
❧ 다양한 정체성의 문제들
최빈국에서 종족 정체성은 국가 정체성에 앞선다. 최빈국에서는 다양한 종족들의 정체성이 선거 경쟁 과정을 복잡하게 만든다. 근본적으로 종족 다양성은 국가의 기본 역할인 공공재의 공급을 방해한다.
종족 집단을 향한 충성심은 도덕성의 평균적 힘에 의해 더 강화된다. 집단에 대한 충성심은 때로 다른 집단에 피해를 입히는데, 주로 경쟁 집단에 대한 폭력으로 나타난다. 또한 공적 자금은 한 집단의 집단행동이 다른 집단을 훼손시켜가며 가질 수 있는 공동 재원이 된다. 이 단계에서 종족 집단에 대한 도덕적 의무는 전체 사회의 도덕적 의무와 충돌한다. “그들은 비록 국가에 피해를 주더라도 대신 몇천 명의 같은 종족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면, 자신들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종족 정치학은 선거 운동을 타락시키는 경향이 있다. 종족 정체성이 정책 선택을 밀어내버리기 때문이다. 한 종족의 두려움과 증오를 사용하는 것은 저차원의 정치학이지만, 이는 불행하게도 유용하다.
❧ 다양성의 유용한 효과들
고소득 국가에서는 종족 다양성이 유익한 효과를 나타낸다. 종족 다양성이 공익 서비스에 끼치는 좋지 않은 영향은 민간 경제 활동에 미치는 장점으로 상쇄된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지식 체계를 갖춘 경제 체제에서는 다양한 능력과 지식의 이용 가능 범위가 클수록 더 좋기 때문이다.
가장 비참한 결합은 종족 다양성과 가혹한 정치적 억압이다. 이 같은 결합이 바로 아프리카의 역기능적인 사회적 선택을 도출한 것이다.
❧ 종족 다양성의 극복 — 국가 건설(state-building)
국가 정체성은 정치적 리더십에 의해 형성된다. 저소득 사회의 소수 정치 지도자들은 이렇게 형성된 국가 정체성을 통해서 종족 다양성에 의해 생겨난 문제들을 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제국주의 시대 이후 국가 설립에 성공한 경우, 언어와 역사 그리고 새로운 수도 등이 종족 정체성을 경시할 수 있게 만들었다.
국가 정체성을 강화(탄자니아)하는 대신 종족 정체성을 강화(케냐)한 경우 정치적으로 부족장이 갖는 제국주의 시스템은 계속 유지되어 지역 유지는 모두 중요 인사가 되고 종족 간의 평등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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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국가 건설과 국민 국가 건설
❧ 탈식민화 이후 아프리카 최빈국의 국가 건설
아프리카에는 2,000개가 넘는 언어 종족 집단(ethno-linguistic group)이 있다. 이들 집단이 저마다 국민 국가를 형성하려고 한다면 규모의 경제 혜택을 받기에 지역과 인구 규모가 작을 것이므로 안보가 불안정해진다.
대다수의 국가들은 종족에 대한 충성도가 강한 여러 공동체로 이루어졌으며 그에따라 공공 서비스의 분배가 불충분. 공공 소유물은 다양한 종족 집단의 정치적 싸움을 통해서 분배
대부분의 정치 지도자는 국가의 효율성에 관심이 없고 공동체 정체성도 확립되지 않아 공공 서비스의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국가가 비효율적으로 된다.
책임성을 결여한 지도자는 국민들의 지나친 저항이나 요구를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에 과세 비율을 낮춘다.
❧ 현상태에 대한 확실한 대안
민주적 경쟁 선거를 치르기 전에 공공 서비스에 대한 확고한 관념과 정치적 책임감을 갖추는 것이 먼저다. 책임성 없는 선거 경쟁은 차후의 책임성 공급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책임성을 만들어 낼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국제적 개입이 최빈국 내부에 가해지는 정치적 폭력의 강력한 힘을 이로움으로 작용하도록 촉발시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