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상록 수업

Feb 22, 2024

피에르 아도Pierre Hadot, ⟪명상록 수업-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공부와 그의 시대⟫(La Citadelle Intérieure, 1992)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김재홍(옮긴이),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 2023. 

피에르 아도의 책, 원제. ‘내적 성채’內的 城砦. ‘성채’는 akropolis. “격정으로부터 해방된 정신(dianoia)은 하나의 성채다.”(8.48). 플라톤, “청년들의 혼의 성채에…”(⟪국가·정체⟫, 560b) 

  • 서문 

    • 현대 독자가 고대 저작에 접근하면서 빠지기 쉬운 선입견이나 착각. 필사본이므로 작품이 불확실하다, 고대 저자는 독자와 같은 지적 세계에 살지 않았다, “고대 저작을 이해하려면 저작의 콘텍스트 — 사유, 수사학, 철학의 세계뿐만 아니라 물질적, 사회적, 정치적 상황까지 포함하는 아주 넓은 의미의 콘텍스트 — 안에 놓고 보아야 한다. 특히 문학적 구성의 메커니즘이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 담론의 규칙에 따라 쓰여진 텍스트이므로 이 작품에 부과된 기존의 도식을 발견해야 작품의 의미도 이해할 수 있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이 책을 저술하면서 하고자 했던 바를 알아내고, 이 책이 속하는 문학 장르를 상세히 설명하며… 이 책에 영감을 준 철학 체계와의 관계를 규정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철인 황제의 전기적 생애가 아니라 작품에서 드러나는 그를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I. 철인 황제, II. ⟪명상록⟫ 개괄

  • 고대 철학자. “철학적인 삶을 영위하는 자”, “철학적 삶을 소명으로” 삼고 살아가는 자,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향을 하고 여느 사람들과는 다른 삶의 양식을 공언하는 자” 참고: 에픽테토스, ⟪강의⟫(3.21.6) “네가 실제로 철학자들에게서 무엇인가를 배웠다는 것을 우리가 알 수 있도록 이것들을 보여 주도록하라.”

  • ‘헬라스’의 생활 방식에 속하는 것. “짧은 망토와 딱딱한 침상은 스토아주의자의 삶을 나타내는 상징”. “고대인에게 ‘헬라스의 생활 방식’은 그리스 문화와 문명, 그것도 정신적 형태와 물리적 형태 모두를 의미했다. 여기에는 문학과 철학 담론뿐만 아니라 체육과 사회적 생활 방식까지 포함된다.”

  • ⟪명상록⟫은 자기를 주제로 삼아 자기와 나누는 대화. 고대에 비망록(hypomnēmata)이라 불렀던, ‘그날그날 적어두는 개인적 메모’라고 규정할 수 있는 글쓰기

  • “우리는 우리 자신 앞에서만 가장 내밀한 것을 성찰할 수 있다.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대신 타자에게 말하거나 구술할 때는 내적 담론이 진부하고 몰인격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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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정신 수련으로서의 ⟪명상록⟫

1. ‘실천’과 ‘이론’

  • ⟪명상록⟫의 주제는 철학. “그렇다면 이 삶에서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나, 단 하나의 것 철학이다. 철학은 곧 내면의 다이몬(수호신)이 모독을 당하고 손상을 입지 않도록 지켜 주고, 또 쾌락과 고통을 통제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데 있다.”(2.17)

  • 삶의 세 가지 규칙. 전반적 태도, 세계관, 내면의 근본적 선택. “어디서나 또 언제든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재 네가 겪고 있는 일들에게 경건하게 만족감을 느끼고, 현재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의로운 행동을 하고, 현재 네가 가지고 있는 내적 인상에 모든 주의를 기울여 충분히 파악되지 않은 것이 절대로 거기에 숨어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7.54)

  • 내면의 근본적 선택은 근본 원칙, “원리”, “도그마타”dogmata라고 하는 보편적 문장으로 표현된다. [도그마dogma는 특정한 실천적 행위를 확립하고 정당화하며, 하나 또는 여러 명제로 정식화될 수 있는 ‘보편적인 원칙’]

  • 도그마타는 모든 행동의 기초에 있는 근본 원칙에서 도출. 도덕적 선 또는 미덕만이 선이요, 도덕적 악 또는 악덕만이 악이다. “그럼 좋은 삶(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인간 내면의 자연이 추구하는 바를 행하는 데 있다. 그럼 어떻게 이것을 이룰까? 자신의 충동이나 행동의 원천으로서 몇 가지 원리들을 가짐으로써. 어떤 원리들인가? 좋음과 나쁨에 관한 것들로서 예를 들어 인간을 정의롭고, 절제하며, 용감하고, 자유롭게 하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라도 인간에게 좋은 것이 아니며 앞에서 말한 것들과 반대로 하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라도 인간에게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8.1) 

  • 삶의 기술로서의 철학. “네 일(기술)은 무엇인가? ‘좋은 인간이 되는 것’. 이에 성공하려면 일반 원리(theōrēm[dogmata, 보편적 철학적 원리])에서 출발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있을까? 그 원리는 한쪽에서는 전체의 자연에 관한 것이고, 다른 쪽에서는 인간 고유의 구성 소질에 관한 것이다.”(11.5)


2. 도그마와 그에 관한 진술

  • “원리”, 즉 도그마를 자신에게 거듭 말하고 스스로 보기 위해서 거듭 쓰는 것이 스토아 현인이 되는 길. ⟪명상록⟫을 쓴 까닭도 바로 이것. 이는 ‘자신 안으로 물러남’. ‘자신의 돌봄’(푸코), ‘내면으로 돌아섬’, ‘은신’, ‘은둔’ 등으로 이해될 수 있다. 

  • 삶의 세 가지 규칙을 실천하기 위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각 장의 주요 핵심들 묶음(kephalaia)을 제시한다. 

  • “사람들은 시골이나 해안, 산에다 물러날 수 있는 곳(피신처, anachōrēsis)을 찾는다. 너 또한 그런 곳을 열렬히 동경하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지극히 속된 사고방식이다. 너는 네가 원할 때마다 너 자신의 내면으로 물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곳이라 하더라도 자기 자신의 영혼 안보다 더 평화롭고 한적한 피신처를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 피신처를 자신에게 대비하고 원기를 회복하라. 그리고 거기에는 간결하고 근본적인 원칙들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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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삶의 세 가지 규칙 혹은 규율

  1. “네가 가지고 있는 내적 인상에 모든 주의를 기울여 충분히 파악되지 않은 것이 절대로 거기에 숨어들지 않도록 하는 것” — 판단 / 판단력 / 객관성

  2. “현재 네가 겪고 있는 일들에게 경건하게 만족감을 느끼고” — 욕망 / 보편 자연 / 운명에 대한 동의

  3. “현재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의로운 행동을 하고” — 행동하고픈 충동 / 인간 본성 / 정의와 이타성


5. 정신 수련으로서의 글쓰기

  • “도그마는 의식의 고취, 직관, 감정, 신비 체험이나 계시처럼 강렬한 정신적 경험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신적 정서적 강렬함은 금세 지나간다. 이것을 다시 일깨우려면 이미 쓰여 있는 것을 다시 읽어보는 걸로는 충분치 않다. 글이 쓰여 있는 페이지는 이미 죽은 것이다.”


IX. ⟪명상록⟫의 스토아주의

  • ⟪명상록⟫은 전체적으로 에픽테토스가 고안하고 발전시켰을 삼원 구조를 취하고 있다. 영혼의 세 가지 행위(판단, 욕망, 충동)과 그것들에 관련된 실재의 세 형태(판단력, 운명, 이성적 존재의 공동체)는 스토아 철학에서 체계의 세 부분(논리학, 자연학, 윤리학)에 상응. 이는 플라톤 이후의 전통(이성, 분노, 욕망)을 이어받은 것

  • 기쁨. 행동의 완벽함을 나타내는 신호. “인간의 기쁨은 인간 고유의 일을 이루는 데 있다. 인간 고유의 일이란 동족에 대한 호의, 감각적 움직임에 대한 경멸, 믿을 만한 인상의 참 거짓 식별, 전체의 자연 및 이에 따라 생성되는 일들의 관조다.”(8.26) “이 세상에서 큰 가치가 있는 것은 단 하나, 거짓말쟁이나 부정한 사람들에게서는 호의를 가지면서 진실과 정의 속에 일생을 보내는 것이다.”(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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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명상록⟫을 통해 본 아우렐리우스

1. 저자와 작품


3. 문체 연구

  • 잘 정련된 문장의 심리적 위력을 알았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전개한 다양한 변주를 발견할 수 있다, 거칠고 충격적인 문장도 여럿 볼 수 있다. “인생의 익살극(mimos), 전쟁(polemos), 공포(동요, ptoia), 마비 상태(narka), 매일매일의 굴종(douleia)!”(10.9.1)

  • 간명한 문장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기술, 사물의 아름다움을 몇 마디로 표현하기, 문장과 담론에 이미지와 비유를 집어넣기, 어떤 사유에서 리듬을, 문장들의 조화로운 균형을 추구

  • 다양한 문체 연습에 나타난 그의 특징. 상당한 미학적 감수성과 완벽의 추구

“조화시키기 어려운 두 의무가 있다. 우리와 한 몸을 이루는 사람들을 사랑해야 한다는 의무, 그리고 그들의 거짓된 가치관과 삶의 신조까지 취해선 안 된다는 의무. 이것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삶의 비극이었다.”


7.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고백록’

  • “1권은 어떤 면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고백록’이라고 할 수 있다. 장자크 루소처럼 다소 추잡하고 부끄러운 일을 털어놓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처럼 신과 인간에게 받은 바에 감사하는 행위라는 의미로 말이다.”

  • 1권 마지막 문장. “왜냐하면 이상의 모든 것은 ‘반드시 신들과 운명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1.17.8)


9. 황제의 고독과 철학자의 고독, 10. 정치적 모델, 11. “플라톤의 국가를 바라지 마라”

  • 정치 사상의 측면에서 주목할만한 부분들. “철학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게 정치 계획 같은 것을 제안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행하는 정신 수련을 통해 어떤 정신과 스타일로 정치를 이끌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철학이 자신을 양성하고 준비시키기를 기대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였다. 결국 진정한 정치학은 윤리학일 수밖에 없다.” 

  • “플라톤의 ‘이상 국가’를 바라지 마라.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진척이 있으면 그걸로 만족하고, 그 결과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라… 철학의 일은 단순하고 겸손한 것이다. 나를 오만한 허영심으로 유혹하지 마라.”(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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